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 전영애 옮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싱클레어는 착하게 살아가며 선과 악의 기준이 분명하던 어린 시절, 데미안을 만나고 카인과 아벨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들으면서 기존에 알던 선과 악의 기준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다. 그 이후 자라면서 때때로 유혹에 빠졌다가도 베아트리체라는 사람을 통해 어두운 내면을 이겨내게 되는데 나중에 바라본 베아트리체의 초상화는 데미안과 닮아있다. 어느 날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그의 엄마인 에바 부인을 만나게 되고 에바 부인이 바로 자신이 꿈꾸던 여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사랑을 느끼게 된다. 얼마 뒤 발발한 전쟁에 참전한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부상을 입게 되고 야전 병원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는데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자신이 필요할 때면 자기 안으로 귀를 기울이라는 말을 남기고 다음날 데미안은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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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은 독일 출신인 스위스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인 소설이다. 사실 1919년에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는 헤르만 헤세가 본명이 아닌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를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1차 세계 대전 이후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미안이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고 인기를 어마어마하게 얻게 되자 사람들은 이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낸 무명의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했고, 문체로 인해 이것이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어 그 이후 1920년 재판부터는 본인의 명의로 발간했다고 한다.
사실 데미안을 발간하기 전까지 헤세는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고 이는 당시 전쟁을 매우 옹호하던 사회 분위기와는 반대되는 것이어서 주변으로부터 매국노, 배신자라는 오명을 받아 힘든 상태였다. 하지만 데미안 발간 후 전쟁으로 인해 허무함과 피폐함의 나락에 빠져있던 독일의 젊은이들 가운데에서 더더욱 폭발적인 반응이 일었고, 그로 인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그는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마침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데미안은 사실 제목만 보면 데미안이라는 사람이 주인공일 것 같지만 실제 소설의 주인공은 싱클레어이며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친구이자 멘토 같은 존재이다. 이 소설에서 싱클레어라는 소년은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에서 데미안이라는 친구를 통해 세계를 또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홀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의 방황과 성장을 담은 책인데 이것은 헤세 자신의 젊은 날의 방황을 담은 자서전격 소설이기도 하다. 데미안은 워낙 내용이 심오하고 간단하지는 않아서 가볍게 읽기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더 좋은 것 같다. 그만큼 스토리와 내용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읽고 느낀 다양한 해석들을 찾아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이봐, 싱클레어. 너한테 유쾌하지 않은 말을 하려는 건 아니었어. 아무튼 어떤 목적으로 네가 지금 술을 마시는지는 우리 둘 다 알 수 없어. 하지만 너의 인생을 결정하는, 네 안에 있는 것은 그걸 벌써 알아. 이걸 알아야 할 것 같아. 우리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 자신보다 더 잘 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 말이야. 미안하지만 난 집에 가 봐야겠다.
다시 한번 무언가 정말 근사한 생각 혹은 죄 많은 생각이 떠오르거든 싱클레어, 누군가를 죽이거나 어떤 어마어마하게 불결한 짓을 저지르고 싶거든 한순간 생각하게. 그렇게 자네 속에서 상상의 날개를 펴는 건 아브락사스임을! 자네가 죽이고 싶어 하는 인간은 결코 아무개 씨가 아닐세. 그 사람은 분명 하나의 위장에 불과하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바로 우리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무언가를 보고 미워하는 거지. 우리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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