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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북리뷰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북리뷰

스물아홉 생일&#44;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케이크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음 · 장은주 옮김 
위즈덤하우스 

 

이 책의 저자는 서른을 일 년 앞두고 매우 우울한 29살 생일을 혼자 맞이한다. 변변찮은 직장도, 가족도, 친구도, 돈도, 무엇보다도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없는 막막한 현실에 죽음을 결심하지만 막상 이렇게 죽으려고 하니 죽을 용기조차 없다. 그리하여 죽기조차 못하는 것은 분명 아직 뭔가에 미련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어차피 죽을 거라면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련 없이 멋진 순간을 맘껏 즐기고 카지노에서 목숨을 건 승부를 펼친 후, 서른이 되는 날 미련 없이 목숨을 끊자고 다짐하며 인생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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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실 예전에 내가 서른이 되기 이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굉장히 인상적으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의 내용 모두가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라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와닿는 부분이 많아서 굉장히 감동을 받았던 책이라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선뜻 구매하지는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지인을 통해 선물로 받게 되어 뭔가 너무 운명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하여 이번에 다시 읽어보게 되었는데 서른이 훌쩍 넘은 시점에 다시 읽으니 예전에 읽었을 때보다 훨씬 더 공감이 많이 가고 마음에 울림이 있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 인생에도 끝이 있다는 걸 의식하면서 살게 되지는 잘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감사하게 여기지 못하고 당연하게 여기며 때로는 오히려 낭비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다가 절망 속에서 스스로 정한 1년의 시한부 기간과 그전에 이루고 싶은 선명한 목표로 인해 어차피 1년 뒤 죽을 몸이라 생각하며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들에 도전을 하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인생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그래서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좋다, 단 한 번이라도 저 꿈같은 세상에서 손톱만큼의 미련도 남김없이 남은 생을 호화롭게 살아 보고 싶다. 단 하루라도!

 

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을 만큼 삶에 대한 의욕이 없었다. 그러다 라스베이거스라는 시한부 목표가 생겼고, 오로지 그 목표만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살이 빠지고 '예쁘다'라는 소리도 듣게 되었으며, 일과 돈에 대한 집착과 더불어 가까운 동료들까지 생겼다. 모두가 스스로 정해 버린 시한부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나는 새삼 '데드라인'의 가공할 만한 위력에 놀랐다. 하지만 또 그만큼 불안했다. 만일 그 목표가 사라지거나 6개월 뒤 기한이 만료된 이후에도 그것들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라스베이거스 이후의 삶을 아무리 생각해 보려 해도 극지방의 화이트아웃처럼 온통 하얗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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